Family Space../오래된 신혼일기

11만원짜리 비디오테잎

핸드벨 2001. 1. 19. 16:48
16일 2시50분 3D초음파가 예약되어 있었다.
아가얼굴윤곽이며 몸전체를 또렷이 볼 수 있다는 초음파기술이다.

16일 2시 병원에 도착 산전관리실서 소변검사 혈압체크 후 초음파실로
2시 50분 모니터에 보이는 것이 우리 아가임엔 틀림이 없는데
보일 듯 말 듯 알쏭달쏭
놀이동산 같은데서 볼록렌즈나 오목렌즈에 비춰보며 거울장난 하듯이 형체가 묘연했다.
담당자 왈 이렇게 해선 찍을수가 없거덩요.
10분간 뛰어다니다 들어오세요.

때아닌 계단오르내리기 여러번 후 다시
역시나 모호~
아기가 엄마등을 보고 있어요. 이렇게는 찍을수가 없거덩요.
당뇨검사하고 다시 들어오세요.
지하층에 가서 피를 한바가지(?) 뽑고 다른산모가 촬영중이라 밖에서 대기

벌써 병원업무가 끝나는 5시가 다 되어가고
다시 모니터를 관찰했지만 역시나 우리아가는 팔로 얼굴을 가린채였다.
담당의사선생님이 누구시죠? 오늘 오후에 진료없으시네요.
내일 선생님 봐야하니깐 아침에 선생님 만나러 오면서 다시 들어오세요.

다음날 출근하자마자 병원으로 직행 8시반에 다시 모니터관찰
이 애기는 이런자세를 좋아하네요.
선생님 만나보고 난 후 다시 오세요.

8시반부터 진료이건만 의사는 9시10분에 출근하고
9시20분이 되서야 불리워졌다.
모~든 것이 정상이네요. 4주후에 오세요. 30초만에 끝.

다시 초음파실
역시 자세를 바꾸지 않네요. 10분만 뛰어다니다 오실래요?
앞에서 대기하다가 다시 초음파실
혹시 엄마가 이런자세 좋아해요? 이 애기 이런자세 무지 좋아하네요.
금요일에 다시 한번 오실수 있나요?

오늘 금요일.
11시경 병원도착 초음파실 앞에서 30분 대기
다시 모니터 관찰
애기 아빠가 이런 자세를 좋아하나부죠? 이제 그만찍죠.

난 11만원짜리 시커멓고 모호한 화면으로만 가득찬
비디오 테잎을 받아들고 사무실로 돌아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