Family Space../오래된 신혼일기

인사말씀 = 사랑해

핸드벨 2001. 3. 12. 10:01
연애할땐 매일 전화수화기를 붙잡고 살았었다.
금방 헤어지고 집에 들어와도 각자의 집에 도착할 시간에 맞춰 전화를 시작하곤 했다.
그리곤 아쉬운 여운과 함께 끊어야 할 땐 꼭 서로에게 "인사말씀"을 요구했다.

이제 자자 "인사말씀" 해 하면
네가 먼저해.
아냐 내가 먼저 말했으니까 네가 먼저해.
서로 미루며 실강이를 10여분
먼저 자고 싶은 쪽이 지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.
자야 하니깐.

결혼하고 나선 항상 같이 있으니까...
전화를 붙잡고 서로의 잠자리를 보살펴 주는 게 아닌
같은 침대 위에서 바로 옆에서 잠을 청하는 관계니까
당연히 "인사말씀"이 사라지고 말았다.

어제도 TV를 보다가 드라마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"인사말씀"을 주고 받으며
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오자
예민한 색시는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.

자기야 인사말씀 해줘. 너무 들어본지 오래됐어.
인사말씀이 뭔대? 능~청
세글자로 된거 있잖아.
세글자? 손가락을 꼽으며 "인" "사" 말" 세글자네... 뭐?
빨리 안해?
자기가 먼저해봐.
찌~익~ .....

알았어 알았어. 다국적으로 해줄게.
와다씨와 아나따오 아이씨마쓰
한국말로 해.

워 아니 니
정말...이럴래?

이히리베디히
이~씨~

줏댓무
화낸다

아이러브유
한...국...말

사~랑~해
진작 그럴것이지...쪽
잘 자~