핸드벨 2000. 12. 15. 17:27
색시가 처음으로 시도한 새로운 요리가 있었으니..
두부조림과 배추된장국

핑계라면 핑계지만 신랑이 대단한 편식을 하는 관계로 새로운 요리를 해 본다는건 하나의 도전이다.

김치도 안먹고 채소종류는 거의 안먹고 특히 푸른색 채소 더...
된장찌개를 끓이면 감자를 꼭 넣어주어야 한다.
신랑이 먹을 수 있는 유일한(?) 채소이므로...
두부를 넣어주면 먹을 수 있는게 두가지가 되지만...

하여간 색시가 좋아하는 호박, 버섯, 양파, 파, 풋고추 등등은 시장에서 사들고 오는 순간 몽땅 색시 입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운명에 처하니깐.

그래서 결혼 후 한때 깊은 좌절에 빠져 아예 된장찌개와 김치찌개
(요기서 신랑이 먹는거라곤 뒤적뒤적 찾아내는 참치와 국물)만 번갈아 끓여댔다.
물론 요즘도 대부분 그렇지만...
시장을 가면 살 게 없는 거였다.

이런 상황에서 색시가 집안으로 배추를 들인다는 건 어찌보면 하나의 도전이다...
하지만 색시는 배추넣고 끓인 된장국이 먹고 싶었다.

멸치다시를 내면서 배추를 파랗게 데치고 다시물에 된장을 풀고
배추와 무를 적당히 썰어 넣어 은근한게 보글보글...
옆에서는 간장과 물을 1:1로 섞은후 고춧가루 참기름 마늘 파 깨소금 다시다를 넣고
켜켜이 쌓인 도톰한 두부위에 끼얹어 바글바글 끓였다.
온집안에 맛있는 냄새... 행복... 크~
신랑이 아직 안왔다.
언제쯤 오려나...
전화를 한방! 음 10분쯤 걸리겠군.

신랑은 역시나 숟가락을 국그릇과 평행하게 잡은후 꾸~욱 국물만 쏘~옥.
정말 신기하게도 자기가 안 먹는건 잘 골라낸다.

색시는 두그릇의 건더기를 다 먹어주었다...
잔소리를 했다간 그마저 안먹을테니...
나라도 행복해야쥐... 얌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