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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amily Space../오래된 신혼일기

아기가 나오기 위하야

애기를 위하여 산부인과에 다녀왔다.
강남의 모병원...무지 비싼곳(나만 이렇게 생각하나?)

한달 전에 예약할 때 이번달에 애기 심장초음파를 보겠다고
거금 10만원 선불하고 그 영수증을 혹여 잊어 버릴 새라
한달 동안 전전긍긍하다가 드디어 오늘 아침 찬바람을 뚫고 병원으로 향하였다.

10만원이 나한텐 거금이지만 이 병원에선 별로 대수롭지 않은 액수인지
난 어딜 가나 무진장 기다려야만 했다.

재진접수창구 가서 번호표 뽑고 기다렸다가 내 차례가 되어 8천원 가량의 진찰료를 내고
산전관리실이란 곳으로 가 진찰료영수증을 제출하고 기다리는데...
아무리 기다려도 내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.

난 10시20분에 초음파를 보라는 예약증을 들고 몇 번 항의했지만
내 차트를 못 찾았으니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.
10시 20분은 벌써 지나고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 내 이름이 불리웠다.

화가 나서 아가한테 여러번 미안하다고 말해주었다.
엄마가 화내면 아가도 스트레스 받으니깐.
회사서 근무시간에 병원와서 이렇게 쓸데없는 데다 시간을 뺏기다니
도대체 예약은 왜 한거야? 내 차트는 왜 없는거야?

그 다음
산전관리실의 몇가지 질문이 끝나고 심장초음파를 본다는 초음파실 앞에서 또 대기
10만원짜리 초음파는 뭐 좀 다른줄 알았더니 겨우 몇십초...

그 다음
담당 의사 진찰실 앞에서 또 대기
내 차례 앞에 여러 산모들은 들어갈 때마다 무진장 오래오래 있었던 것만 같은데..
의사선생님이 나한테 물어 본 거라곤
"한자로 이름을 어떻게 쓰지요?"

다음달에 오란다.
모든 것이 정상이니 볼 것 없다는 사무적인 태도로...

그 다음
다음달 예약을 하기 위하여 또 수납 창구 가서 이번엔 11만원을 냈다.
다음에 보는 초음파는 3D 초음파이고 보는데 한시간씩 걸리므로
초음파 보는 선생님한테 가서 예약을 하라고도 했다.

3D 초음파실에 똑똑.
옆에 한 산모가 배를 내밀고 누워있고 불은 꺼져 있었으며
초음파를 보고 있는 흰 가운의 그 여자는 무지 심통이 나 있었다.

나에게 가장 적당한 시기가 "딱" 구정날이었다.
구정전후로 연휴라 다른 산모들의 예약도 거의 꽉 차 있었다.
초산인 관계로 더 빨리 또는 더 늦게 보아도 안 보일 것이라 했다.
내 담당의사가 매일 오전밖에 진료를 안 보기 때문에
오전에 예약을 잡아줘야 하는데 오전엔 더욱더 예약이 꽉 차고
절대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.

난 수납은 벌써 했는데 어쩌랴~
그래서요?~ 침묵....
난 구정날보다 8일이나 전에 그것도 오후늦게 3D초음파를 보기로 했다.
모 병원의 행정실태를 고발하는 것 같아 더 자세히 말할순 없지만
그 흰가운의 여자와 난 무지무지한 신경전을 끝낸 상태였다.

이제 다 한건가?
오늘 병원가서 한 일이 뭐지?
30초간 심장초음파실에 누웠던 것 의사에세 한자로 내이름석자 갈켜준 것
그리고는 내내 기다림...

아가가 나오기 정말 힘들다.
아가야 빨리 나와줘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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