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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amily Space../오래된 신혼일기

일기장을 닫으며 결혼을 하겠다고 살림살이 사러 다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. 배는 남산만해지고 하루에 한번씩 아기침대를 쓰다듬으며 다음달에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고 있는 요즘 과연 이 아기를 내가 잘 키울 수 있을지... 지난주에 시어머니생신과 시아버지생신을 나흘간격으로 치뤄냈다. 평일이었던 시어머니 생신엔 시댁에 가서 어머니 음식장만 하시는데 거드는 걸로 그쳤지만 주말이었던 시아버지 생신은 우리집에서 내손으로 차려드렸다. 내심 예정일이 한달밖에 안 남은 며느리한테 꼭 생신상을 받으셔야만 하나 원망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별일도 아닌데 왜 이제서야 시부모님께 내 손으로 저녁상을 차려드리게 되었나 생각도 든다. (주말이 다가오는 것을 무~지 걱정하던 내가 할 소린가...) 토욜날 생신상 차릴 때 .. 더보기
인사말씀 = 사랑해 연애할땐 매일 전화수화기를 붙잡고 살았었다. 금방 헤어지고 집에 들어와도 각자의 집에 도착할 시간에 맞춰 전화를 시작하곤 했다. 그리곤 아쉬운 여운과 함께 끊어야 할 땐 꼭 서로에게 "인사말씀"을 요구했다. 이제 자자 "인사말씀" 해 하면 네가 먼저해. 아냐 내가 먼저 말했으니까 네가 먼저해. 서로 미루며 실강이를 10여분 먼저 자고 싶은 쪽이 지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. 자야 하니깐. 결혼하고 나선 항상 같이 있으니까... 전화를 붙잡고 서로의 잠자리를 보살펴 주는 게 아닌 같은 침대 위에서 바로 옆에서 잠을 청하는 관계니까 당연히 "인사말씀"이 사라지고 말았다. 어제도 TV를 보다가 드라마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"인사말씀"을 주고 받으며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나오자 예민한 색시는 그냥 넘어갈 수 없.. 더보기
벌레와의 전쟁 우리집은 이제 막 조합설립이다 뭐다 해서 재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그야말로 20년이 훨씬 넘은 오래된 아파트다. 우린 전세니깐 재개발과 상관이 없고 교통 편한 거 하나보고 살고 있지만 오래된 아파트라서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. 겨울에 무지 춥고 여름에 무지 덥다는거 바람이 불면 몹시 덜컹거린다는 거 욕실에 타일이 여기저기 깨져 있다는거 현관문이 부실해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는거 등등 그 중에서도 이것만은 참을 수가 없다. 다름아닌 바퀴벌레. 어제저녁 퇴근후 친구들과의 저녁만찬을 마치고 막 기분좋게 현관문을 들어서서 불을 탁 켰는데... 현관에서 마주보이는 씽크대서 휘리릭~ 휘리릭~ 사방팔방으로 숨어 들어가는 벌레의 모습이라니...윽~ 겨울동안은 추워서인지 그림자도 보이지 않던 벌레들이 어쩜 개구리가 깨어난다.. 더보기